도현씨 오늘 투자자 미팅 몇 시예요?
덱 마지막 슬라이드 수정했는데 빨리 확인해줘요!
오후 3시요. 고마워요, 이따 잠깐 볼게요.
민준형 저 결제 모듈 또 터졌어요 ㅠㅠ
에러가 어제랑 달라요
로그 캡처해서 보내봐.
ㅇㅇ 잠깐요
태우야 어제 야근 또 했어?? 고생했다 진짜 😭
ㅋㅋㅋ 뭐 어떡해요
야 이거 뭐임
"안녕하세요 이사님. 페이핑 Q3 로드맵 공유드릴게요. 9월 중 실시간 결제 API 출시 예정이고, 10월에 생체인증 기능(내부 코드명: 스캔페이) 베타 론칭 계획입니다. 시리즈A 클로징 전에 저희 기술 먼저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다음 주 미팅 가능하신가요?"
아 ㅋㅋㅋ 잘못 보냄 ㅈㅅ 무시해요
...
어?
태우야. 잠깐.
형 그냥 친구한테 물어보려고 복사했다가 잘못 ㅋㅋ 미안해요
"스캔페이."
잠깐요
저 그거 알아요
우리 내부 코드명 아닌가요?? 😳
맞아. 석 달 전에 내가 지었어. 외부에 나간 적 없어.
[모두 읽음]
태우씨, 그 텍스트 어디서 나온 거예요?
...
형들 솔직히 말해도 돼요?
말해.
어제 야근하다가 도현형 노트북 화면 봤는데요
카톡 창이 열려있었어요
모르는 사람이랑 뭔가 얘기하는 것 같아서
이상한 것 같아서 그냥 복사해놨어요 ㅠㅠ
헐
도현씨.
잠깐요.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인데, 설명할게요.
설명해요.
요즘 경쟁사 동향 파악 차원에서 업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어요. 우리 방향성을 검증하려고요. 그 과정에서 정보를 약간 과하게 공유했을 수도 있는데—
과하게요?
코드명까지요?
그게...
도현씨. "시리즈A 클로징 전에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도현 읽음]
민준씨 저 지금 손 떨려요
이게 진짜인 거 맞죠??
...응.
형 제가 잘못한 건가요
아니야. 잘했어.
a small black USB drive on a bare wooden desk surface
어제 도현형 책상 위에 이것도 있었는데요
너무 이상해서 불안한 마음에 몰래 찍어뒀어요. 뭔가 막 숨기듯이 서류로 덮어놓던데요
태우야 그거 절대 건드리지 마
맞아. 그대로 둬.
[도현 읽음]
도현씨. 오늘 오후 3시 미팅 전에 우리 셋이 먼저 얘기해요.
[도현 읽음]
민준씨...
우리 회사 괜찮을까요
모르겠어.
근데 알아야 할 건 다 알았어.
...
네.
형들 저 진짜 잘한 거 맞죠
왜 이렇게 무서워 ㅠㅠ
잘한 거 맞아.
무서운 거 당연해.
민준씨. 전화 받아요.
Phone call initiated
통화 어떻게 됐어요?
잠깐 나갔다 올게요.
태우야, 그 USB 아무도 못 만지게 해.
ㅇㅇ 알겠어요
형
응.
빨리 돌아와요.
응.
단톡방이 조용해진다. 서연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태우는 책상 위 USB 드라이브를 멀찍이 바라본다. 오전 11시 17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