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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헛제삿밥에 제사가 없던 날

비 오는 아침이었다. 안동의 작은 식당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수진은 걱정이 되었다. 식당을 맡은 지 한 달이 되었지만, 손님이 계속 없으면 다음 달에 문을 닫아야 했다.

할머니는 콩나물, 고사리, 시금치를 무치고 있었다. 생선과 전도 준비했다.

“할머니, 오늘은 제사가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이 만들어요?” 수진이 물었다. “우리 집은 헛제삿밥 집이잖아.”

헛제삿밥은 안동의 전통 음식이다. 제사 음식처럼 만들지만, 실제로 제사를 지내지는 않는다. ‘헛’은 음식이 가짜라는 뜻이 아니다. 제사가 없는 날에 제사 음식과 비슷한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옛날 안동에는 제사 문화가 중요했다. 제사가 끝나면 가족과 이웃이 음식을 함께 먹었다. 그래서 제사가 없는 날에도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점심때 서울에서 온 여행 작가가 들어왔다. “헛제삿밥 하나 주세요. 그런데 오늘 정말 제사가 없나요?”

수진은 음식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물과 밥을 간장에 비벼 먹고, 고추장은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왜 간장을 써요?” 수진이 대답하지 못하자 할머니가 말했다. “제사 음식에는 마늘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 않아요. 그래서 맛이 순하고 재료 맛이 잘 느껴져요.”

작가는 한 숟가락 먹었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먹을수록 재료 맛이 느껴지네요.”

할머니는 남은 전을 작은 통에 담아 주었다. “기차에서 드세요. 음식은 함께 나누면 더 맛있어요.”

다음 날 작가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글에는 헛제삿밥이 옛날 음식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오늘까지 전한다고 쓰여 있었다. 식당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섰다. 수진은 새 메뉴판을 서랍에 넣고 오래된 간장병을 식탁 위에 놓았다.

“오늘도 제사는 없네요.” “그래. 하지만 함께 먹을 사람은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