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는 오늘 전화 시간이 딱 11분 남았다. 서둘러 핸드폰을 켰다.
준호야 ^^ 엄마야
오늘 날씨 너무 좋아 ㅎㅎ
우리 거실 사진 찍었어~
우리 거실 창가야 ^^
어머니! 저예요 준호요
잘 계셨어요?
근데 어머니
우리 집에 선인장 없잖아요
그리고 우리 거실 창문에서 바다 보이잖아요
이 사진 어디서 찍으신 거예요?
ㅎㅎ 우리 거실 맞아~
빛이 이상하게 나왔나봐 ^^
준호 밥은 먹었어? 군대 밥 맛있어?
어머니
저 지금 전화 시간 8분밖에 없어요
솔직하게 말해줘요
오빠 나도 방금 사진 봤어
엄마 저거 진짜 우리 집이에요??
...
아이고 별거 아니야 ^^
어머니!!!
엄마 지금 어디 있어요
...
준호한테 말하기 싫었어 ㅠㅠ
어머니 어디 계세요
어제 계단에서 넘어졌어
발목이 좀 부었어 ㅠㅠ
지금 옆집 영숙 언니 집에 있어
발목이요???
병원은요?
내일 영숙 언니가 같이 가준대
별거 아니야 진짜야 ^^ 걱정하지 마
발목 부으면 바로 병원 가야지 엄마
왜 말 안 했어요 ㅠㅠ
준호가 군대에서 뭘 할 수 있어 ㅠㅠ
걱정만 시키잖아
어머니
모르는 게 더 힘들어요
진짜로요
미안해 준호야 ㅠㅠ
엄마가 잘못했어
오빠 나 오늘 저녁에 출발할게
내일 아침에 엄마 병원 같이 갈게요
지현아 안 와도 돼~ ㅠㅠ
괜찮다니까
와요 끝
대전에서 두 시간이면 가거든요
누나 진짜 고마워
내가 못 가서 미안해
됐어 ㅋㅋ 갔다올게
어머니
저 전화 시간 2분 남았어요
다음에 전화하면 꼭 받아줘요
그리고 아픈 거 있으면 꼭 말해줘요
그럼~ 꼭 받을게 ^^
준호야
네
영숙 언니 집 선인장 있잖아
작은 거 하나 달라고 했어 ㅎㅎ
우리 집에 두려고
그럼 다음에는 진짜 우리 거실 사진이야 ^^
ㅋㅋㅋ 어머니
알겠어요
빨리 나아요. 사랑해요
엄마도 사랑해 ^^ 밥 잘 챙겨 먹어~
우리 준호 건강하게 제대해야지 ^^
진짜 나 눈물 날 뻔 ㅠ
나도 사랑한다구요 엄마 ㅠㅠ
지현이도 사랑하지 ㅎㅎ
우리 세 명 다 사랑해 ^^
준호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생활관 창문 밖으로 경기도 하늘이 보였다. 포항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은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