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아
어머니한테 사진 왔어
응? 요양원 태블릿으로 보내셨어?
어
어머니가 보내신 사진.
이 사진이랑 같이 글 쓰셨어
"네 아버지 왔다 갔어"
...
뭐라고?
아버지가??
응. 그렇게 쓰셨어
오빠 나 잠깐 멍했어
나도
나 25분 후에 출발해야 해
요양원 가 볼 수 있어?
지금 당장? 응 갈 수 있어
바로 나갈게
고마워. 어머니 상태 보고 직원한테도 물어봐
알았어... 근데 오빠
어머니가 요즘 더 힘드신 건 아닐까
모르겠어. 치매 증상일 수도 있고
근데 저 복도에 누가 있었는지는 알고 싶어
응 나도
오빠
나 도착했어
어머니는 방에 계셔. 주무시려고 누우셨대
직원한테 오늘 방문자 물어봤어?
응 지금 막 물어봤어
오늘 오후 1시쯤 남자 한 명이 왔대
방문자 명단에 이름 적고 들어갔대
이름이 뭐야
한태식
...
오빠?
아는 이름이야?
수연아
아버지 이름이 한태수잖아
응...
태식은 아버지 남동생 이름이야
...네?????
삼촌이 있어? 우리한테 삼촌이??
나도 딱 한 번 들었어
내가 중학생 때 아버지가 술 드시고 말씀하셨어
남동생이랑 크게 싸워서 연락 끊었다고
그 다음에는 한 번도 말씀 안 하셨어
오빠 나 지금 진짜 떨려
그럼 어머니가 그 분 보고 아버지라고 생각하신 거야?
아마도. 많이 닮았겠지
잠깐만. 어머니한테 여쭤볼게
오빠
"어머니, 오늘 누가 오셨어요?" 여쭤봤어
어머니가 웃으셨어
"네 아버지야. 많이 늙었더라" 하셨어
...
그래
오빠 어떡해
나 지금 눈물 나려고 해
울지 마
그 분 연락처 남겼어?
물어볼게. 잠깐만
오빠
전화번호 남기고 가셨대
그리고 이거 두고 가셨어
간호사실 카운터 위에 놓인 노란 국화꽃 한 송이.
어머니 제일 좋아하시는 꽃이잖아...
어떻게 아셨지
...
아버지한테 들으셨겠지. 옛날에
오빠
11년 동안 어디 계셨던 거야, 그 분이
모르겠어
근데 왔잖아. 이제
응...
번호 나한테 보내줘
지금 보낼게
오빠 전화할 거야?
응. 오늘 저녁에
나 이제 출발해야 해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어머니 옆에 좀 더 있을게
고마워
민철은 안경을 목에 걸고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켜기 전에 창밖을 잠깐 봤다. 아버지 얼굴이 생각났다. 아버지가 가끔 혼자 마당에 서서 먼 곳을 보던 모습도. 민철은 그게 무슨 생각이었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았다.
수연아
응?
그 사람도 보고 싶었을 거야. 아버지가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