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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ttedag: Værelset i kollegiet overgivet til en fremmed

고시원의 방은 작았다. 정확히 말하면, 성인 한 명이 팔을 뻗으면 반대편 벽에 닿을 만큼 작았다. 하지만 민지는 그 작은 공간에서 3년을 살았다. 세 번의 여름, 세 번의 겨울, 그리고 세 번의 실패를.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낡은 환풍기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아침이었다. 이사 날 아침, 그녀는 박스 두 개와 캐리어 하나 앞에 서 있었다. 3년치 삶이 이것뿐이라는 사실이 우습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기도 했다. 짐이 가벼울수록 더 빨리 이곳을 떠날 수 있을 테니까.

"11호 방 오늘 비우시는 거 맞죠?" 복도에서 원장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지가 문을 열자, 아주머니 옆에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스물대여섯쯤 되어 보이는, 커다란 백팩을 멘 남자였다. 눈 밑에 옅은 그림자가 졌고, 표정에는 결심과 피로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했다. '아, 다음 사람이구나.' 민지는 그를 보는 순간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3년 전 처음 이 방 앞에 섰던 자신과 어딘가 닮아 있었다.

"다 치우셨어요? 새로 들어오시는 분이 오후에 짐 정리하셔야 해서요." 아주머니의 말은 재촉이었지만,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사람들 사이의 재촉이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네, 거의 다요. 잠깐만요." 민지는 방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좁은 창문 너머로 옆 건물의 회색 외벽이 보였다. 3년 동안 그녀가 아침마다 바라봤던 바로 그 벽. 처음엔 답답했고, 두 번째 해엔 익숙해졌고, 세 번째 해엔 거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 3년은 단순히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자신과 싸워야 했던 고독한 전쟁터였다.

서랍을 마저 비우다가 그녀는 멈췄다. 책상 밑면에 테이프로 붙여진 종이 한 장이 있었다. 2년 전에 그녀가 직접 붙인 것이었다. 공부가 너무 힘들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던 어느 밤, 다음 날 아침의 자신에게 써둔 메모였다. '포기하지 마. 이 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네가 여기서 버텼다는 걸 언젠가 기억하게 될 거야.' 뜯어야 할까. 민지는 잠시 생각했다. 이건 자신만의 기억이었고, 낯선 사람에게 남겨두기엔 너무 사적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손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복도에서 아주머니가 새 입주자에게 고시원의 규칙을 설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통금은 새벽 한 시, 공용 주방은 저녁 열 시까지, 외부 방문객은 불가. 그 목소리에 섞여, 남자의 조용한 대답이 흘러들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년 3월 시험까지는 여기 있을 것 같아요."

민지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눈을 감았다. 내년 3월. 그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다. 한 번이면 될 거라고. 1년이면 충분할 거라고. 그런데 3년이 걸렸다. 물론 그 3년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녀는 합격 통보가 아닌 또 다른 불합격 통보를 손에 쥐고 이 자리에 서 있었을 것이다. 경고를 해줄 수도 있었다. '이 방에서 1년으로 끝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그 말이 3년 전의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하니,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때의 자신은 듣지 않았을 테니까. 아니, 들을 수가 없었을 테니까.

민지는 메모를 뜯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작은 볼펜을 꺼내 메모 아래에 몇 글자를 덧붙였다. '그리고 이 방을 떠날 때, 뭔가를 이루고 나가길 바라. — 11호에 살았던 사람' 그것으로 충분했다. 설명할 필요도, 자신을 소개할 필요도 없었다. 방을 나서면서 민지는 복도에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어색하게 고개를 숙였고, 그녀도 짧게 목례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말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민지는 그가 언젠가 그 메모를 발견하게 될지 생각했다. 발견한다 해도, 그게 그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지저분한 낙서라고 생각하고 그냥 떼어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3년 전의 자신이 그 메모를 필요로 했다면, 어쩌면 저 방에서 새로 시작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필요로 할지 몰랐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민지는 캐리어를 끌고 안으로 들어서며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