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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 Terakhir Melintasi Gunung Mireuk

지연은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시계를 봤다. 오후 두 시 사십오 분. 버스는 세 시에 출발한다. 숨을 한번 크게 쉬었다.

아직 시간이 있어.

미륵산을 넘는 55번 버스는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내일부터는 새 도로가 열리고, 버스는 산 아래 넓은 길로만 다닌다. 그러면 버스 창문으로 미륵산 정상을 볼 수 없게 된다. 산 중간에 있는 작은 마을들도 더 이상 이 버스를 타지 못한다.

지연이 이 버스를 마지막으로 탄 것은 십 년 전이었다. 그때 할머니와 함께 매주 토요일마다 이 버스를 타고 산 위 장터에 갔다. 할머니는 언제나 창가 자리에 앉아서 지연에게 산 이름을 가르쳐 줬다.

"저게 미륵산이야. 미륵불이 저 산을 지킨다고 했어."

할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다. 지연은 장례식에도 제때 오지 못했다. 그때 어머니와 크게 싸운 뒤라서 연락을 거의 안 했다. 그 일이 아직도 마음에 걸렸다.

지연이 매표소 앞에 서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어머니였다.

"지연아, 너 지금 어디야?"

"터미널이에요. 지금 막 왔어요."

잠깐 침묵이 흘렀다.

"55번 타러 온 거야?"

"네."

또 침묵.

"나도 지금 버스 안이야. 빨리 와."

지연은 전화를 끊고 표를 샀다. 그러고 나서 거의 뛰다시피 플랫폼으로 갔다. 낡은 파란색 버스가 이미 시동을 걸고 있었다. 기사가 문 밖에 서서 시계를 보고 있었다.

"타세요. 곧 출발합니다."

지연은 버스에 올라탔다. 통로를 따라 걸으면서 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는 뒤쪽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가 언제나 앉던 자리였다.

지연은 어머니 옆에 앉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머니도 말이 없었다.

버스가 출발했다.

산길로 접어들자 버스가 좌우로 흔들렸다. 옛날 생각이 났다. 그때도 이렇게 흔들렸다. 지연은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고 창밖을 봤다. 소나무 사이로 작은 지붕들이 보였다 사라졌다. 어디선가 나무 타는 냄새가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

어머니가 먼저 말을 꺼냈다.

"할머니가 이 버스를 참 좋아하셨어. 새 도로가 생기면 이 길은 없어진다고 슬퍼하셨거든."

"알아요. 저한테도 그런 말씀 하셨어요."

어머니는 잠깐 지연을 바라봤다.

"오길 잘했네."

지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 어딘가가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버스가 미륵산 정상 근처 정류장에 섰다. 내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한 할아버지가 천천히 버스에 올라탔다. 짐이 없었다. 그냥 빈손으로 올라와서 기사에게 말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요?"

"네, 어르신. 마지막 운행입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봤다.

지연은 그 모습을 보다가 어머니에게 조용히 말했다.

"저 할아버지도 이 버스를 추억하는 분 같아요."

"그렇겠지. 이 산에 오래 사신 분들은 다 이 버스랑 같이 사셨으니까."

"우리처럼요?"

어머니가 처음으로 웃었다. 작고 짧은 미소였지만, 지연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버스는 천천히 산을 내려갔다. 커브를 돌 때마다 계곡이 보였다. 저 아래쪽에 새 도로가 반듯하게 뻗어 있었다. 넓고 빠른 길이었다. 하지만 지금 지연의 눈에는 그 길이 그냥 낯선 선 하나처럼 보였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했을 때 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55번 미륵산 노선, 오늘로 마지막 운행입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버스에서 내렸다.

지연과 어머니는 나란히 정류장 앞에 섰다. 어머니가 말했다.

"저녁 같이 먹을 거야?"

지연은 잠깐 생각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아직 많았다. 사과도, 설명도, 물어보고 싶은 것도. 하지만 지금 당장 다 할 필요는 없었다.

"네, 먹을게요."

두 사람은 함께 걸었다. 저 멀리 미륵산이 구름 사이에서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