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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hul care nu a putut traversa podul nou

도깨비는 다리 끝에 서 있었다.

새 다리는 회색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었다. 매끄럽고 깨끗하고 냄새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다리를 자랑스러워했다. "드디어 제대로 된 다리가 생겼어!" 하지만 도깨비에게는 문제가 있었다.

그는 백 일 동안 건너가지 못하고 있었다.

도깨비가 다리에 발을 올리면, 무언가가 그를 밀어냈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그를 밀지 않았다. 그냥 통과할 수가 없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처럼. 새 콘크리트는 아직 차가웠다. 아무 이야기도, 아무 냄새도, 아무 기억도 없었다. 도깨비는 이런 곳을 건널 수 없었다. 그것이 규칙이었다.

오래된 나무다리에는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땀과 웃음과 눈물이 배어 있었다. 도깨비는 그 다리를 쉽게 건널 수 있었다. 하지만 새 다리는 달랐다. 아직 아무것도 배어들지 않은 다리였다.

강 건너편에는 오래된 장승이 있었다.

장승은 도깨비의 오랜 친구였다. 오백 년 된 친구.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눈이 있었고, 귀가 있었고, 할 말도 많았다. 도깨비는 매주 그 장승을 만나러 갔었다. 하지만 새 다리가 생긴 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모두 새 다리로 건너가서 오래된 강변 길을 사용하지 않았다. 장승은 점점 잊혀져 갔다. 그리고 도깨비는 오백 년 된 친구를 백 일 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이른 아침,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한 여자가 새 다리를 건너다가 멈췄다.

그녀는 한국 민속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었다. 매일 아침 이 다리를 건너 도서관에 갔다. 보통은 핸드폰을 보면서 걷다가, 그날 아침에는 다리 아래 강변에 무언가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뭔가 이상했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피부가 약간 초록빛이었고, 머리가 너무 많이 헝클어져 있었으며,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저기요," 그녀가 말했다. "괜찮으세요?"

도깨비는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보통 사람들은 도깨비를 보면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갔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냥 서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은... 무섭지 않아요?" 도깨비가 물었다.

"당신이 저한테 해를 끼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요." 그녀가 대답했다. "오히려 많이 슬퍼 보여요."

도깨비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강을 가리켰다.

"저는 백 일 동안 저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있어요."

"왜요? 뭐가 문제예요?"

"저 다리는 너무 새것이에요." 도깨비가 설명했다. "우리는 사람의 기억이 배어 있는 곳만 건널 수 있어요. 오래된 돌다리, 낡은 나무다리... 그런 곳에는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걷고, 울고, 웃었잖아요. 그 흔적이 있어야 우리가 건널 수 있어요. 저 회색 콘크리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아직은요."

그녀는 메모장을 꺼내려다가 멈췄다. 지금은 연구 시간이 아니었다.

"그럼... 건너편에 뭔가 중요한 게 있어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깨비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친구요. 오래된 친구."

그녀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제가 건너가서 확인해 볼게요.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

"당신이요? 왜요?"

"백 일 동안 못 건넌 거잖아요. 그 정도면 꽤 오래된 걱정이네요."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저는 어차피 다리를 건너가야 하거든요."

도깨비는 한참 그녀를 바라봤다. 이상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나쁜 인간은 아닌 것 같았다.

"강변 오래된 길로 내려가면 느티나무 옆에 장승이 있어요. 눈이 크고 입이 삐뚤어진 나무 기둥이에요. 그 장승한테, 제가 여전히 여기 있다고 전해 줘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리를 건넜다.

이십 분 후, 그녀가 돌아왔다.

"찾았어요. 장승이 거기 있었어요."

도깨비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뭐라고 하던가요?"

"했어요." 그녀는 결국 적어 왔다. 메모장을 펼쳤다.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오백 년을 기다려서 그 다리가 생긴 걸 봤다. 그 친구도 조금만 기다리면 돼. 다리는 반드시 오래된다.'"

도깨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웃었다. 도깨비의 웃음은 이상했다. 너무 크고 너무 갑작스러웠다. 강변의 새들이 놀라서 한꺼번에 날아갔다.

그리고 웃음이 멈추고 조용해졌다. 도깨비는 다시 강을 바라봤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슬퍼 보이지 않았다. 피곤하지만, 어딘가 조금 가벼워 보였다.

"오백 년이라..." 그가 중얼거렸다. "그렇지. 그 친구는 항상 나보다 오래 기다렸지."

그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어떤 말들은 그냥 들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돌아섰다. 그때 도깨비가 말했다.

"고마워요."

뒤를 돌아봤을 때, 도깨비는 이미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매일 아침 다리를 건너면서 다리 표면을 한 번씩 손으로 만졌다. 자기도 왜 그러는지 정확히 몰랐다. 그냥, 다리가 조금 더 빨리 오래되길 바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