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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 보관함에 매주 놓이는 귤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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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에서 일하는 지수는 매주 월요일에 이상한 일을 보았다.

시장 입구의 오래된 보관함 17번 안에 귤 세 개가 놓여 있었다. 봉지도 편지도 없었다. 화요일 아침이면 귤은 사라졌다. 누가 놓고 누가 가져가는지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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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월요일, 지수는 귤 하나에서 작은 파란 실을 발견했다. 그날 반찬 가게 주인 미영의 앞치마에도 같은 파란 실이 붙어 있었다.

“사장님, 17번 보관함을 쓰세요?”

미영은 잠시 눈을 피했다.

“아니야. 파란 실은 시장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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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관리소는 오래된 보관함을 금요일에 바꾼다고 알렸다. 안에 있는 물건은 목요일까지 찾아가야 했다. 지수는 귤을 가져가는 사람이 새 보관함을 찾지 못할까 걱정했다.

그런데 화요일 아침에도, 수요일 아침에도 귤은 그대로였다. 지수는 미영에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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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아무도 귤을 가져가지 않았어요.”

미영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귤은 아직 17번 안에 있어?”

“네.”

“그럼 이제 말해야겠네. 내가 놓았어.”

미영은 오래전 친구 정희 이야기를 했다. 두 사람은 매주 귤 세 개를 사서 함께 먹었지만, 일 년 전 크게 다투고 헤어졌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전화할 용기가 없었어. 그래서 귤만 놓았어. 17번은 예전 꽃집 전화번호의 마지막 두 숫자였어.”

“정희 씨는 매주 귤을 가져갔나요?”

“응. 하지만 우리는 만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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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한 여자가 병원 봉투를 들고 보관함으로 걸어왔다.

“정희 언니!”

정희는 미영 앞에 멈췄다.

“이번 주에는 병원에 있어서 늦었어.”

미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네가 다시 안 올 줄 알았어.”

“나도 무서웠어. 그래서 귤만 가져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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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귤을 나누어 먹었다. 목요일 저녁, 지수는 빈 17번 보관함을 확인했다. 바닥에는 파란 실 한 조각만 남아 있었다. 오래된 보관함은 사라졌지만, 두 친구 사이의 긴 침묵도 끝났다.